2010/01/26 13:11
책,책,책
스톡홀름 오후 두시의 기억 : 북유럽에서 만난 몽상가들
박수영 저 / 중앙북스
'매혹'과 '도취'라는 잊을 수 없는 두 작품으로 한국 소설에 다시 눈을 돌리게 만든 놀라운 작가, 박수영.
캐릭터가 살아있고 깊은 심리를 느낄 수 있으며 따듯한 시선을 가진 박수영의 신작은
놀랍게도 유학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였다.
복지 국가로 잘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나라인 스웨덴!
작가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세계적인 대학인 웁살라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겪은 일과 사람, 단상들을 적어내려가고 있다.

City of Stockholm by Guðskraft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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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타국가의 언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유럽의 특성과는 다르게 많은 인구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특히나 작가가 머물렀던 웁살라 대학은 영어권 국가못지 않게 좋은 커리큘럼의 영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웁살라 대학은 '미셀 푸코'가 '광기의 역사'를 집필했던 곳이기도 하다. 작가도 이 부분에 대해서 들뜬 마음으로 도서관을 바라봤던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한다.
![]() Uppsala main uni building by lafalott |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밝혔듯이 작가가 유학을 가는 이유로 교수나 어떤 사회적인 위상을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었으며,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것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철저한 이방인이 되겠다는 다짐.(웁살라 대학에서 내준 엄청난 과제덕분에 그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미디어에서 너무나 자주 노출되고 화려하고 여행자들의 때가 잔뜩 뭍은 도시들은 피하고자했던 선택... 웁살라 대학을 선택했을 때 존재하지도 않을 것만 같은 비밀스러운 도시가 떠올랐다고 하는데, 나역시 그랬다.
스웨덴의 여행기가 아닌 작가가 공부를 하며 머물면서 만났던 다양한 군상들과 스웨덴의 가치관과 의식을 다루고있다. 사회와 역사에 박학하고 진실된 시선을 가진 작가가 스웨덴을 겪으면서 느낀 점들과 그에 대한 단상들은 스웨덴을 정말 좋아지게하면서도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는 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스웨덴 속에서 스웨덴을 이해하고 전달해주고 있는 작가 박수영의 능력과 내공을 보여준다.
이것이 진정으로 잊혀지지 않는 에세이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Sky over City Hall by *Kicki* |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다양한 생각이 들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굉장한 호감을 느꼈다. 합리적이고 평등하면서 강력한 가치관 아래 그들은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고 있다는 묘사를 읽어낼 수 있었다.
스웨덴은 여러가지 부분에서 新파라다이스라고 느껴진다.
포스팅의 제목의 '파라다이스'라는 말이 왠지 황당무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충분히 공감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멋진 풍경과 자연을 가진 곳이 최고의 파라다이스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스웨덴의 가치관과 제도를 닮을 수 있다면, 평등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현실적인 파라다이스가 될 수 있다고 느낀 것이다.
국내는 물론 자본주의 국가들은 지나친 자본주의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정치와 글로벌 경제의 문제도 문제거니와 극단으로 치닫는 가치관과 지나친 황금만능주의가 사람들의 심신을 피로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웨덴은 모두가 평등한 국가를 꿈꾼다. 이것은 일부 정당이나 정치인의 생각도 아니고, 독재도 아니다. 그들 모두 평등을 꿈꾸며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권위에 사로잡하지 않고 언제나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았던 ebs의 지식채널 e의 "어떤 임시직"편이 떠올랐다. 국내의 국회의원과는 판이하게 다른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의 태도와 그들의 직무가 잘 나타나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관련 링크 : EBS 지식채널E "어떤 임시직"편 (작성자 블루)
책에도 한가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최약자라고 볼 수 있는 유학생에 대해서도 똑같은 평등이 적용된다.
모든 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조사하고 조치를 내리는 '평등기회 옴부즈맨'은 억울한 유학생의 경우에도 똑같이 활동해주었다.
스웨덴를 대안가능한 모델로서 신파라다이스라고 부르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소비문화이다.
겉모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건전하게 소비하기도 한다.
작가가 '무슨 브랜드를 좋아하냐'고 묻자, 질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브랜드를 따져가며 입지 않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너무 크거나 강하게 표기된 것, 로고가 큰 것을 피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자신을 덜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뒷바침해주는 것으로 스웨덴의 스트리트 패션이 있다. 특정 브랜드가 돋보이기보다는 개성을 살리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에 민감한 한국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에이.. 말도안되'나 '초라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정의하는 수단으로서 브랜드나 유행을 선택하기에 받는 스트레스와 소비보다는 훨씬 합리적이고 올바르다고 보여진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스웨덴의 국민성?도 극단적이지 않다. 미디어나 언론에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않으며, '남-여의 길다란 평행선에 사람들이 고르 분포된 모습을 보인다' 라고 작가는 표현하고 있다.
![]() Stockholm City bikes by *Kicki* |
'스톡홀름, 오후 두시의 기억'책에는 스웨덴에 처음 왔을 때 산뜻하게 자전거를 타는 여성을 인상깊게
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스톡홀름은 복지국가이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애용하는 건강하고 활달한 국가이기도 하다.
![]() Säsongsstart by shiningarden |
이 책의 부제에서도 알 듯이 웁살라 대학에서 만나 같이 공부를 하게된 친구들의 이야기도 많이 언급된다.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이들의 개성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은 소설을 읽는 것 처럼 소소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스웨덴에 대한 매력만큼이나 그들의 친구들 이야기에도 소설과 같은 재미를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위에서도 썼듯이 스웨덴이라는 도시가 가진 그들만의 규칙과 질서이다.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를 놓고 저울질하며 극단으로 치닫을때 스웨덴은 그들만의 복지국가를 탄생시켰고, 한국을 비롯하여 전혀 다른 노선을 걸어온 국가와 국민들에게 남다른 영감을 주는 것이다.
![]() sweden-gamlastan by mircea tudorache |
여행을 꿈꾸고 변화를 꿈꾸고 새로운 시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길만한 책!
yes24의 서평중에 이런 말이 있다. 쭉쭉 읽어갈 줄 알았는데 자꾸만 책을 덮고 생각하게 되더라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사고를 풍부하게 만들고 스웨덴을 꿈꾸게 만드는 에세이 "스톡홀름, 오후 두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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